수원역 근처의 카페에 앉아 있을 때 이 노래가 들려왔다. 얼마만에 듣는 노래인지. 이 노래를 틀어주는 카페도 있구나, 했다. 에픽하이의 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 은 2006년 상영됐던 KT 온라인 단편영화 '3人 3色 러브 스토리 : 사랑즐감' 중 김태균 감독의 영화 I'm OK 주제곡이다. 에픽하이의 팬들도 이 노래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린의 피쳐링과 두 랩퍼의 랩핑이 잘 어우러진 곡이라고 생각한다. 음원을 찾기가 힘든데,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뮤직비디오가 있었다. 에픽하이가 울림 소속일 때 찍은 영상이다.
이미지는 모두 뮤직비디오를 캡쳐한 것이다.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영화 장면을 편집해서 만든 뮤직비디오다. 영화의 내용은 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해외 입양아 이종 격투기 선수와, 우연히 그와 함께 살게된 여자의 이야기. 여자 배역은 소유진이 맡았다. 영화 속에 소유진이 맞아주기 선수를 하고 있는 남자를 걱정하며 집 번호를 주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찾아보니 제대로 된 가사가 없었다. 인터넷에 있는 가사는 조금씩 틀린 부분이 있어서 들으며 고쳐보았다. 다음은 에픽하이 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 의 가사.
왜 이제 와서야 전화를 했나요
그땐 그렇게도 모른 척 하더니
집 번호를 준단 건 내 맘을 준거란 걸
내 사랑 전부 가진거란 걸 몰랐나요
그대도 쉽진 않았겠죠 아니라고 말한데도
내 마음이 말하네요 그대 나를 사랑했죠
그날 밤의 그 떨림을 나의 눈은 어디를
떨리던 내 손에 담은 내 마음의 편지를
집 번호를 준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눈을 감고 있어도 그대 목소리에 산다는 것
이젠 알 것 같지만 너무 늦은 걸 알죠
이제서야 찾을 수 없는 그댈 찾죠
아무리 찾고 또 찾아도
아마도 사랑도 사랑했던 기억조차도
그대 번호처럼 빛을 바라고
그래 그대와 나도 없던 거라고 혼자 말하고
나 살아도 사는게 아닌데 이제 어떡하라고
널 떠나도 떠나지 못한 나
지워진 기억도 벗어나지 못한 나
이 못난 나 말을 못한 나 심장이 고장나
보이지 않는 너의 흔적을 자꾸 보잖아
필요 없다고 이젠 끝이라고
모질게 전화를 끊고만 싶지만
같은 번호로 살 듯 내 마음도 같아서
아직도 그댈 난 사랑해서 하염없이
내게 돌아와 준다면 나 변할게
한번 돌아봐 준다면 달려갈게
니가 떠나갈 때도 다시 떠나갈래
널 버리고 살게 내가 버렸던 너와 함께
기나긴 항해 지워야만 해
기억의 잔해 모두 말해
니가 내 안에 살아서 다행이라며
살게 나를 탓해 이기적인
나의 바램 잡아주길 바래
제발 니 맘 안에 나 다시 돌아갈래
필요없다고 이젠 끝이라고
모질게 전화를 끊고는 싶지만
같은 번호로 살듯 내 마음도 같아서
아직도 그댈 난 사랑해서 하염없이
전화기를 잡고서 눈물을 흘리면서
아직도 그댈 사랑한 나의 맘을
원망하고 있어 아무말도 못하고
필요없다고 이젠 끝이라고
모질게 전화를 끊고는 싶지만
같은 번호로 살듯 내마음도 같아서
아직도 그댈 난 사랑해서 하염없이
받아 적었는데 1절 미쓰라 부분이 좀 애매하다. '그날 밤의 그 떨림을 나의 눈은 어디를'이 부분. '눈은'이 아니라 '부분'이라고 적은 가사도 있고 '부문'이라고 적은 가사도 있는데 모두 어색하다. 일단 '눈은'이라고 적어놓는다. 아는 분 계시면 리플 달아주시길.
이 노래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린의 훅에 있다. 바로 이 부분. '같은 번호로 살 듯 내 마음도 같아서'. 내가 같은 번호로 살고 있다는 것, 그러니까 당신의 전화를 나도 모르게, 은연 중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렇게 내 마음이 여전히 같다는 것. 좋은 표현이다.
에픽하이가 영화 OST를 맡은 곡을 하나 더 들어보자. 리쌍과 함께한 영화 '다찌마와 리'의 OST '다찌마와 리'다. 미쓰라는 없고 타블로만 참여했다. 리쌍은 영화에도 출연했다. 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 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곡이다. 영상도 재밌게 찍은 곡이니 즐겁게 들어보자. 가사는 따로 담지 않겠다.
즐겁게 들으셨는지~ 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 이 주제곡인 영화 I'm OK는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관심이 생겼다면 한번 보시길. 그럼 이것으로 에픽하이 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 듣기/리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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