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메타&DJ렉스 - 귀로
엠씨 메타가 디제이 렉스와 함께 프로젝트를 했더랬다. 그 작업물은 DJ and MC라는 이름의 앨범으로 나왔다. 나찰을 빼고는 피쳐링도 없었고, 정말 DJ의 비트 위의 MC가 랩을 하는, 순수한 앨범이었다. 오늘 들어볼 곡은 그 앨범에 수록된 곡 중 하나인 '귀로'.
귀로란 말은 그냥 듣기만 해도 쓸쓸하다. 메타는 이 노래를 통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을까. 가사를 보면 이렇다.
내 길을 걸었어 의심의 여지없이
내 꿈을 걸었어 조금도 거짓없이
난 푸른 바다를 꿈꾸며 살아가지만
삶이라는 울타리는 날 가두기만 해
왠지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해
달리려고 해도 자꾸 넘어지기만 해
매일 같이 거울을 보며 이마를 맞대
쓰러지는 일은 이제 제발 그만해
음악은 내 인생 내 등에 날개를 달아
그 많은 이유와 이유들과는 완전 달라
넌 내가 선택한게 아냐 니가 택했어
기억나니? 넌 내게 무언가를 얘기했어
생각해보면 이곳은 좀 다른 것 같아
난 다시 돌아갈 이유를 찾은 것 같아
얘기를 들려줄테니 두 눈을 감아줘
당신의 두 귀로 내 소리를 안아줘
나에게 본질이란 무얼까? 난 물어봐
내가 시작한 이유는 무얼까? 말 들어봐
만약 이곳이 내 걸어온 길의 끝이라면
절대로 끝나지 않아 그게 꿈이라면
하지만, 이곳은 내 온 곳과는 많이 달라
처음에 들었던 것과는 말이 달라
내가 맞는 옷을 입고는 있는걸까?
내가 이곳에 어울린다 정말 믿는걸까?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어
좋아하던 것을 미워하게도 만들어
아끼던 것들도 모두 버리게 만들어
사랑한다면서 내 목소리도 안들어
역시, 생각해보면 이곳은 좀 다른 것 같아
난 다시 돌아갈 이유를 찾은 것 같아
얘기를 들려줄테니 두 눈을 감아줘
당신의 두 귀로 내 소리를 안아줘
더 높이 날길 원해서 (더 높이 날길 원해서)
난 돌아 가겠어 (난 돌아가겠어)
이 노래를 들으면 그렇지,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의심 없이 내가 선택한 길을 걷는데 왜인지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하고, 달려가고 싶은데 자꾸 넘어지게 된다. 그때 나는 생각한다.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지? 이곳은 어디지? 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이유가 있어 이 길을 선택한게 아니라, 이 길이 나를 선택한 거였다. 그러니까 달리말해 그건 이유가 필요하지 않은, 당연한 일이었다.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어
좋아하던 것을 미워하게도 만들어
아끼던 것들도 모두 버리게 만들어
사랑한다면서 내 목소리도 안들어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고, 좋아하던 것을 미워하게도 만든다.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이상하게 그 일을 미워하게 되고, 아끼던 것들을 버리게 된다. 나를 사랑한다면서 날 들어주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제 나는 돌아가기로 한다. 이곳은 내가 생각했던 곳이 아니다. 내가 가고싶던 곳은 그냥, 길이 나를 선택했던, 더 높이 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노래의 제목은 '귀로'다.
다음은 이 프로젝트를 얘기하는데 있어서 듣지 않고 넘어가면 섭섭할 곡 하나. 메타의 사투리를 이용한 랩으로 굉장한 주목을 받았던 '무까끼하이'다. 가사를 보면서 들어보라.
고마 됐으요
뭐가 문젠교? 고마 그냥 놔 두이소
모하며 열지 말고 그마 꾹 닫아 두이소
엄한 다리 잡지 말고 혼자 말아 무이소
그래도 할라마 차라리 날 잡아 무이소
내가 캤지요? 되도 안한기 뭣도 안하이
말아무이마이 말이 마이 나오이
고마 가 옆에 가가 뭐 가갈 기 있나
디비 바바도 없단 거 알아 무이소!
됐으 됐으요 고마 됐으요
돈만 챙기고 고마 그마 째이소 (X3)
됐으 됐으요 마 됐으요 마 됐으 됐으
쨌으요 마 쨌으요 마 쨌으 쨌으
첨엔 돈 준다꼬 들이댔다 아이가?
내 몬 산다고 머라캤다 아이가?
그케도 내 몬 믿는다카이 니 머 캤노?
내 믿고 가마 니도 간다 캤다 아이가!
말도 아이다 마 속이고 아이고가
문제도 아인기라 인간이 아인기라
사짜들 막 온데 다 천지삐까리
글마들 때메 내는 맨날 빚갈이
음악은 음악이고 사업은 사업이라
음악으로 장난치는 사업이 사업이가?
근데 니는 내한테 내 음악을 판다메?
내 하고싶은 음악으로 장사를 한다메?
그림도 그리고 마 소문도 돌리고 마
음악도 뿌리고 마 명함도 돌리고 마
머라머라 캐사도 인자 마 치아뿌라!
니 주디서 나오는 건 숨 빼고 다 구라
뭣도 모르고 내가 니캉 갔제
디비보이 180도 내캉 반대
힘 다 빼고 자빠짔네 무참하이
사는 기 이런기가? 무까끼하이
아, 한숨 팍팍 땅바닥에 마
쌔리 문때뿌리고 싶네 니 쌍판!
좀 뭉게지 마라 한 개도 멋없다
문때지 마라 니 하곤 일 없다
뻑하마 간지는 뭔 간지?
입만 열마는 구린내에 뻥까지
뭐어? 니가 나를 가르쳐?
새우젓같이 쩔데 니 아는 척?
고기도 머어본 놈이 물 줄 안다고
돈도 벌어본 놈이 쓸 줄 알다고
음악도 돈 바르마 더 잘 판다고?
에이, 그건 진짜 아인거 내 안다꼬!
콩알 반쪽도 모르매 니는 뭐?
이름값 올리고 회사 키운 거?
바닥 치던 시절 싹 다 잊은 거?
다 쳐무라 니 혼자 잘 키운 거!
뭣도 모르고 내가 니캉 갔제
디비보이 180도 내캉 반대
힘 다 빼고 자빠짔네 무참하이
사는 기 이런기가? 무까끼하이
뭐가 문젠교? 돈은 그냥 놔 두이소
지갑은 열지 말고 그마 꾹 닫아 두이소
시간 낭비 하지 말고 혼자 받아무이소
그래도 찝찝하마 뒤로 받아두이소
뭐라 캤지요? 돈맛 보마 상또라이들
마이무이마이 말이 마이 나오이
고마 가 옆에 가가 뭐 가갈 게 있으마
싹 다 디비 가 가가 빨아 무이소!
기가 막히지 않은가? 누가 사투리로 이런 랩을 해볼 생각을 했을까. (참고로 메타는 대구 출신이다. 가리온 2집에 수록된 12월 16일을 토대로 유추하자면) 이 곡은 한국 랩 음악의 가능성을 하나 더 연 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한건 이런 곡이 한번 나왔으니 사투리를 사용한 랩이 많이 나올 법도 한데, 별다른 작업물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서울 외의 지역에도 많은 실력파 랩퍼가 있는데 사투리를 살린 작업물들을 보여주었으면! (대중성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럼 이것으로 mc메타와 dj렉스의 귀로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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