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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4 : 음악

뜨거운 감자 - 청춘 듣기/리뷰

by KUWRITER 2013. 8. 30.

갑자기 생각나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들이 있다. 오늘은 뜨거운 감자의 청춘이 그랬다. 가벼운 반주 위에 얹어지는 김C의 목소리. 청춘에 대한 담담한 노래. 오늘은 이 노래를 들어보려고 한다.



뜨거운 감자 청춘


노래 참 좋다. 뭐 할 말이 더 있을까. 사운드가 신선하거나 풍성한 노래도 아니고, 구성이 탁월한 노래도 아니다. 그냥, 좋은 노래다. 멜로디는 흥얼흥얼, 하기 좋고 가사는 한 번 들으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다음은 청춘의 가사.


돌아가는 시계바늘 찢어지는 하얀 달력 

이상은 아주 큰데 현실은 몰라주고 

가진 건 꿈이 전분데 

돌아오지 못할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시 오지 않는 아름다운 나의 청춘 


무뎌지는 나의 칼날 흐려지는 나의 신념 

느낄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변해간다 

세상은 이런 거라고 위로해보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 


서러움의 눈물 한없이 흘러내린다 

돌아오지 못할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시 오지 않는 아름다운 나의 청춘 


언제부터 이런 건지 나 혼자만 

이런 건가 후회만 많아지고 

한숨은 길어지고 세상은 이런 거라고 

위로해보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 


서러움의 눈물 한없이 흘러내린다

돌아오지 못할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시오지 않는 아름다운 나의 청춘 


시간은 흐르는 것이라고 해 

세상은 변하는 것이래 

흐르고 변하는 걸 어떡해 


하지만 이렇게 빨리 떠나가면 

아직은 널 보내고 싶지 않아 

이렇게 가는 건 아닌 거지 

붙잡아 보지만 물결같은 넌 


돌아오지 못할 저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시오지 않는 아름다운 나의청춘 


돌아오지 못할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시오지 않는 아름다운 나의 청춘



뜨거운 감자 청춘


가진 건 꿈이 전부인데,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어서, 청춘은 아름답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신념은 무뎌진다. 흐려지는 이상과 꿈, 나는 그런 세상과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당연히 시간은 흘러가는 거지만, 나는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나는 여기 멈춰 있는데 흘러가는 시간이 서럽다. 청춘이 그렇다.


아직은 널 보내고 싶지 않아 

이렇게 가는 건 아닌 거지 

붙잡아 보지만 물결같은 넌 


이렇게 가는 건 아니지, 라고 얘기하며 붙잡아보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간다. 손을 넣어도 강물은 아무 상관없다는 듯 손틈 새로 흘러가듯이.


뜨거운 감자 청춘



뜨거운 감자의 청춘을 들으면 꼭 생각나는 영상이 하나있다. 바로 택시라는 방송에서, 이영자에게 김C가 이 노래를 불러주는 영상. 이영자의 아픔과, 그걸 위로하는 김C와, 또 김C의 아픔과 청춘.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 얼마나 슬프던지. 오랜만에 본 지금도 참 슬프고 위로가 되는 음악이다. 

청춘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또 하나 있다. 김C가 피쳐링하고 뜨거운 감자의 청춘과 형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이나믹 듀오의 동명의 곡이다. 다이나믹 듀오가 군입대 전 발표한 앨범인 5집 band of dynamic brothers에 실린 곡이다. 전역한 지금 들으면 다듀 자신들도 감회가 새로울듯. 한번 들어보자.



뜨거운 감자 청춘



공감 가사! 하면 생각나는 다이나믹 듀오답게 이 곡의 가사도 하나하나 맘에 와닿는다. 한번 가사를 보자.


약해진다 맘이 약해진다  동공이 탁해진다

정체성 없이 정체된 내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주제파악이란걸 하게 됐어 (날 과대평가 했어)

결론은 그거야 난 난놈이 아니었다는 걸

사회라는 조직에서 눈 밖에 난 놈이 었다는 걸

20대 객기와 열정은 객사한지 오래야

건진건 쓸모없는 아집과 약간의 노련함 

사기도 몇번 당하고 상처는 자주 덧나고

정주기는 겁나고 닳고 달아보니깐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방관하면서 모든 세상일에 딱 두 발정도 뒷걸음쳤어

난 많이 식었어 이젠 모든게 미적지근해

조금만 무리해도 몸이 벅적지근해

내 앞가림 하기도 머리가 지끈지끈해서

방관이라는 고약한 버릇이 몸에 벳어

잘 되던 일이 서로 욕심땜에 꼬였어

의심들이 사실이 돼가는걸 지켜보면서

난 자꾸 한걸음씩 물러서 

말도 안나오고 눈물만이 흘러서


무뎌지는 나의 칼날

흐려지는 나의 신념


철없던 시절 내 꿈속에 나는 이상이란 용을 잡는 기사

세상의 고민 다 떠맡은 숨은 의국지사

아 근데 눈 떠보니까 난 현실이라는 작은 집조차도 

잘 관리 못하는 무능한 집사

아 점점 멀어져가 내 꿈과 현실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가

삶이란 치열한 전투속에 내 청춘은 죽었어

뜨거웠던 시간들은 추억속에 묻었어

뭐 또 새로 시작 하는게 겁이나

내 꿈과 미래은 이딴식으로 접히나

영양가없는 고민들은 내 시간을 폭식해

이상은 게으르고 쓸데없는 살만 붙어

유행감각은 예전보다 훨씬 무뎌

내 운은 비극적이게도 하루종일 묵념

입에다 풀칠이나 하며 살 수 있는걸까

이러다 결혼이나 제대로 할 수 있는걸까


무뎌지는 나의 칼날

흐려지는 나의 신념


느낄수 있을 만큼 빠르게 변해간다

세상은 이런거라고 위로해보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

서러움에 눈물 한없이 흘러내린다

돌아오지 못할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시오지 않을 아름다운 나의 청춘


어릴 땐 뜬구름이라도 잡았었지만

지금은 책임감이 먹구름이 돼 추격하고 있다

너무 많이 세상을 알아버린걸까

아니면 한치도 헤아리지도 못한걸까

감정은 메말라서 남들 다 흘리는 눈물도 몇번을 쥐어짜야

눈꺼풀에 겨우 맺히고

날아갔어 무모한 객기도 넘치던 패기도

눈물처럼 증발했어 눈가에 주름만 생기고 

무뎌지고 흐려져 나 때때로 부풀어져 

만만하던 세상이 무서워져산다 또한

우리네 아버지들처럼 

흐르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졌어


흐르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졌어...

졌어...

서른넘어서 군대를 간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하하하하



뜨거운 감자 청춘



정체성 없이 정체된 내 정체. 이게 청춘들 얘기가 아닌가 싶다. 내 정체성도 모르겠고 방황하며 난 정체되어 있는데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아 모호하다. 청춘에 대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데 모호하다. 그래도 이건 알겠다. 다듀는 서른 넘어서 군대 가는 와중에도 웃었다. 좋다. 뜨거운 감자의 청춘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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