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목4 : 음악

자우림 - 이카루스 듣기/리뷰

by KUWRITER 2013. 10. 7.

헐. 자우림 신곡이 나왔다. 뭐 이렇게 예고도 없이 나오나. 아니면 내가 그 예고를 몰랐던 건가. 아무튼 신곡이 나왔다. 2년만이다. 정규 9집의 선공개곡이란다. 9집의 제목은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 이번에 공개된 곡의 제목은 '이카루스'다. 자우림의 이카루스. 일단 들어보자.



자우림 이카루스



곡은 이렇다. 단조롭게 시작해서 풍부한 사운드로 점점 이끌어가는 곡이다. 내용은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라는, 희망찬 내용. 하지만 그것보다 이 곡을 들으면 '역시'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이 밴드, 참 안 변한다. 사운드가 어쩜 이런가. 자우림이라는, 자신들의 이름에 걸맞는 사운드다. 

김윤아는 노래 시작부터, 아 김윤아구나, 하고 생각하게 한다. 이 독특한 보컬과 그녀만의 자기 표현. 아직까지 우리나라 여자 보컬 원탑은 김윤아인듯. 이제까지 많은 자우림의 곡이 그러했듯, 작사 작곡이 김윤아다. 허 참. 이렇게 보컬에 방점이 찍혀있는 밴드가 있을 수 있나.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고, 신기하다. 그리고 그런 균형의 밴드가 이렇게 장수한다는 것도 멋지고. 



자우림 이카루스



다음은 자우림 이카루스의 가사.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여름과 같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소한 비밀 얘기 하나,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봐도

보이는 건, 보이는 건...


난 내가 어른이 되면 빛나는 별들과 같이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열기로 꽉 찬

축제와 같이 벅차오를 줄 알았어.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숨을 죽인채로

멍하니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보자,

저 먼 곳까지, 세상 끝까지.

자, 힘차게 날개를 펴고 날아 보자,

하늘 끝까지, 태양 끝까지.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어…



자우림 이카루스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요 가사를 보면 생각나는 곡이 하나 있다. 아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바로 체리필터의 Happy Day. 이 곡에는 그 유명한 가사가 나온다. 


난 내가 말야

스무살쯤엔

요절할 천재일줄만 알고

어릴 땐 말야


어쩜. 나도 사춘기엔 이렇게 생각했다. 한번 듣고 가자.



자우림 이카루스



다시 자우림의 이카루스로 돌아와서. 뮤비 얘기를 좀 해볼까. 뮤비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다. 전형적인 방식, 그러니까 밴드의 공연과 다른 이야기를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는데 그 방식은 그렇다 치고 '다른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지 않다. 

재미있는 건 곡의 제목과 곡의 구성, 그리고 곡의 내용의 일치. 이카루스는 알다시피 밀랍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다가 태양에 날개가 녹아 바다에 떨어진 청년의 이름이다. 그 이름처럼, 곡은 점점 치솟는 구성을 하고 있다. 단조롭게 시작해서 점점 더 풍성하게. 그리고 곡의 내용 역시 그렇게 비상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고.


자우림 이카루스



자우림이 돌아왔다. 이카루스라는 곡을 시작으로. 2년만에 이들은 어떤 앨범을 보여줄까. 대한민국 인디락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이렇게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참 좋다. 나가수에서의 활동도 그렇고, 꾸준히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9집을 기대해보며 자우림 이카루스 듣기/리뷰 포스팅을 마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