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쿠’라는 작은 꽃집을 운영하며 어린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시오미 에이지(카토리 싱고) 어느 날 가게 앞에 비를 맞고 서 있는 시라토 미오(다케우치 유코)를 발견하고 비를 피하라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 그런데 그녀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맹인. 이렇게 가까워진 두 사람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가까워지게 되고. 하지만 그녀는 큰 종합병원의 원장 안자이(미우라 토모카즈)선생의 음모로 자신의 딸을 꾀어 임신시키고 사망에 이르게한 남자를 파멸시키기 위해 꽃집에 보내진 것. 이를 알 리 없는 시오미는 점점 더 그녀에게 빠져드는데..
일단 주인공인 시오미는 참 특이한 캐릭터다. ‘나는 괜찮아’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며, 누군가 밤늦게 필요할 것이라며 늦은 시각까지 지하철 역 앞 꽃집을 열어놓으며, 쓰러진 자전거를 앞장서 일으켜 세우며, 마트에서는 뒷사람이 다그칠까봐 일부러 노인분들 뒤에 줄서는. 흔한 말로 보기 드문 사람. 그러기에 드라마의 초반에서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미오씨에 더욱 반감을 느끼는 듯 하다. 심지어 딸도 있는 유부남인데! 그리고 이런 캐릭터이기에 드라마의 끝까지 일관되게 끌고 갈 수 있는 듯. 목소리도 착 가라앉은게 남자가 들어도 기분좋아지는 목소리다ㅋㅋ
이 드라마로 처음 카토리 싱고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지만, 알고 보니 개그 프로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라고 한다. 예전에 일본어 수업 시간에 본인이 속한 그룹 SMAP이 나온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분위기 메이커 이런 역할인듯ㅋㅋ
그에 비해 미오는 ‘가시돋힌 여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일부러 틱틱대고 타인과의 거리를 두면서 자기의 공간을 지키려고 하는 보호 본능이 강하다. 생각한 대로 다 말하고 떼를 쓰고 가끔씩은 때려주고 싶을 정도. 그렇기에 정반대의 성격인 시오미와 매치가 되는듯!
짜증날 법한 성격인데도 여주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바로 웃는 얼굴 때문이 아닐까. 드라마에 대사로도 나온다. 꽃이 피는 듯이 웃는 여자라고.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도 등장하는 여주인공이기 때문에 더 친숙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시오미를 ‘꽃집 아저씨’라고 부르며 웃는 얼굴로 꽃집 안으로 들어가면 그 자체로 꽃집이 아닐까
'아빠 어디가'를 보면 아이들이랑 아빠랑 사이좋게 여행 다니면서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 이 드라마도 그렇다. 엄마는 없지만 똑부러지고 똘망똘망한 딸과 아빠. 꽃집 이름이 시즈쿠인 것도 딸 이름이 시즈쿠(야기 유키)라서 ㅋㅋ 바퀴벌레를 손으로 때려잡고 벌써부터 대학 등록금 걱정을 하면서 자칭 '천사의 미소'라는 무기로 어른들을 컨트롤한다 ㅋㅋ
작은 꽃집이니까 경제적 여유도 모자랄테고, 애까지 딸린 유부남이지만 이 캐릭터가 먹힐 수 있는 강점은 이런 세세함인듯! 드라마가 시작하고 오프닝 나오기 직전 짤막짤막한 시간대에 등장하는 시오미의 작은작은 에피소드들은 오프닝이랑 함께 미소짓게 만드는 힘이 있다.
드라마의 시작은 시즈쿠의 엄마가 남긴 영상편지로부터 시작된다.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아빠와 딸에게의 메세지를 영상으로 옮긴건데, 이게 참 좋은 도구인 것 같다. 굳이 직접적으로 설명을 보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경에 대해 알게 되고 중간중간 시오미나 시즈쿠의 성격까지 나타낼 수 있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드라마의 핵심은 이런 착한 남자를 망가뜨리려는 안자이 선생과 그 사이에 끼인 미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이 남자에 스며들어 파괴시키려는가에 관한 내용과 오히려 시오미에 애정을 느끼는 미오. 그리고 7화에 빵 나오는 반전ㅋㅋ 이거 처음 볼 때는 진짜 소름 돋음 으으 드라마나 영화 볼 때 반전이 뭐지? 이런 생각하며 보는 편이 아니라 좀 멍하게 보긴 하는데 깜짝 놀람
사실 시오미는 드라마 중간에 미오가 맹인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믿고 모든 것을 다 준다는 점이 참 답답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이 내 옆에 한명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한 사람쯤은 정말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있어야 된다는 드라마 대사처럼 어쩐지 정이 가는 캐릭터 시오미. 때문에 나쁜 의도를 갖고 접근했지만 본래의 목적을 잊고 스며들게 된다.
반전의 시작..
여주가 눈이 안 보이는 점과 딸이 있는 아버지, 그리고 장미를 다루지 않는 꽃집. 흔치 않은 소재들을 잘 녹여 풀어낸 드라마! 실제로 드라마의 작가인 노지마 신지씨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드라마 작가이다.
그럼에도 인생은 멋진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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