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참 긴 제목이다. 제목이 긴만큼 솔직한 얘기다.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싶다는, 보고싶다는 고백이다. 도입부부터 굉장히 인상적인 피아노 라인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계피의 목소리와 함께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가을방학의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한번 들어보자.
정바비의 작사/작곡 실력이 정말 빛나는 곡인데, 이 곡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도입부 가사다. '만약이라는 두 글자가 오늘 내 맘을 무너뜨렸어'. 만약이라는 말은 얼마나 많은, 이뤄지지 않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나. 만약 그랬다면,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그런 상상만으로 우리는 즐거워지고, 곧 다시 슬퍼진다. 이 노래는 지난 시간의 가능성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가사를 보자.
만약이라는 두 글자가 오늘 내 맘을 무너뜨렸어
어쩜 우린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렇지 않니?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우습지만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돼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만약, 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요즘 자신이 사는 얘기가 나온다. 함께 있을 때는 하지 못했던 일, 오랜만에 하게되는 혼자만의 시간들. 그 시간들은 즐겁다. 그러나 곧 시시해진다. 언제나 한 구석에 당신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은 부분은 이 부분.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우리는 헤어졌지만, 당신은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나를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당신 같은 사람은 당신 밖에 없었다. 마음 둘 곳 없는 이 세상 속에, 지금도 그렇다. 나는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진다.
계피의 목소리는 라이브에서도 좋다. 인디밴드들의 라이브 실력이 별로인 경우가 많은데, 계피의 경우는 정반대. 오히려 뛰어난 편이다. 라이브를 들어보자. ebs 공감에서 방송한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편이다.
만약이라는 두 글자를 들은 순간부터 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거다. 그중에는 찬란한 날도 있었을테고, 비 오는 날도 있었을 테다. 당신은 어떤가. 만약 그랬다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가끔 너를 안고 싶어하지 않아도 됐을까. 가을방학의 노래 한 곡을 더 들어보자. 제목이 참 좋은, '근황'.
가사는 따로 적지 않겠다.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만큼이나 좋은 곡이다. 당신은 어떻게 지내는지. 그럼 이것으로 가을방학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포스팅을 마친다. 모두 맑은 가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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