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의 음악을 좋아한다. 오늘의 노래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춤. 나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참 많이 좋아하는 인디밴드. 이제는 인디밴드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성장한 밴드다. 얼마 전엔 브로콜리너마저의 졸업에 대한 포스팅도 했는데, 노래들이 좋다보니 계속해서 포스팅하게 된다.
브로콜리는 1집 시절부터 좋아했는데, 여전히 2집보다는 1집이 좋다. 계피의 목소리도 좋고, 덕원의 가사들도 좋고. 덕원과 계피가 주고받듯 부르는게 좋다. 춤은 춤이라는 하나의 비유를 끌고가는 곡이다. 신선한 비유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가사가 참신하고 귀엽다. 브로콜리의 춤. 들어보자.
춤은 1집 보편적인 노래에 실려있다. 나중에 리메이크된 곡은 아마 류지가 부르지 않았을까 싶은데, 원곡은 계피와 덕원이 불렀다. 다음은 춤의 가사.
우린 긴 춤을 추고 있어
자꾸 내가 발을 밟아
고운 너의 그 두발이 멍이 들잖아
난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해.
이 춤을 멈추고 싶지 않아
그럴수록 마음이 바빠
급한 나의 발걸음은 자꾸 박자를 놓치는 걸
자꾸만 떨리는 너의 두 손
함께라면 어떤 것도 상관없나요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정말 그런 걸까
함께라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은데
그만큼 그만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함께라면 어떤 것도 상관없나요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정말 그런 걸까
함께라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은데
그만큼 그만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우린 긴 꿈을 꾸고 있어
문득 꿈을 깨진 않을까
눈을 뜨면 모든게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마치 없었던 일 처럼
난 눈을 감고 춤을 춰
함께라면 어떤 것도 상관 없을까. 이 부분 가사가 참 좋다. 함께라면 어떤 것도 상관없나요/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정말 그런 걸까/함께라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은데/그만큼 그만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함께라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 함께에 대한 생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함께하는 것만큼, 그걸 그만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춤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다.
마지막 가사는 애절하다. '난 눈을 감고 춤을 춰' 왜 눈을 감고 춤을 출까? '눈을 뜨면 모든게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함께한다는 건 그런 일 아닐까. 무척 좋으면서도, 눈을 뜨면 사라지는게 아닐까 하고 걱정 되는. 서로의 불안을 더듬어주는 일.
1집 보편적인 노래에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춤 말고도 좋은 곡들이 많다. 다음은 앨범과 같은 제목인 '보편적인 노래'.
보편적인 노래. 제목부터 유별한 감성의 느낌이 온다. 참고로 이 노래는 오지은의 '고작'과 함께 다룬적이 있다. 다음 링크를 참고하자.
2013/08/19 - [음악] - 오지은의 고작 - 보통의 존재가 부르는 보편적인 노래
춤만큼 이 노래도 가사가 참 좋다. 다음은 보편적인 노래의 가사.
보편적인 노래를 너에게 주고 싶어
이건 너무나 평범해서 더 뻔한 노래
어쩌다 우연히 이 노래를 듣는다 해도
서로 모른 채 지나치는 사람들처럼
그때, 그때의 사소한 기분 같은 건
기억조차 나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건 너무 슬퍼
사실 아니라고 해도 난 아직 믿고 싶어
너는
이 노래를 듣고서 그때의 마음을
기억할까, 조금은
보편적인 노래가 되어
보편적인 날들이 되어
보편적인 일들이 되어
함께한 시간도 장소도 마음도 기억나지 않는
보편적인 사랑의 노래
보편적인 이별의 노래에
문득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때, 그때의 그때
그렇게 소중했었던 마음이 이젠 지키지 못한 그런 일들로만 남았어
괜찮아 이제는 그냥 잊어버리자
아무리 아니라 생각을 해보지만
보편적인 노래를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 마음은 그렇지 않다. 나와의 일들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 그게 보편적인, 그저 그런, 지나간, 이미 잊힌, 기억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건 너무 슬퍼
사실 아니라고 해도 난 아직 믿고 싶어
아니라고 해도, 난 그렇게 믿고 싶다. 괜찮아 이제는 그냥 잊어버리자라고 스스로 다짐해보지만, 아무리 아니라 생각을 해보지만 계속해서 드는 생각. 당신과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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