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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4 : 음악

umc와 버벌진트?

by KUWRITER 2013. 9. 5.

이 노래 좋지. 이 노래 좋아. 오늘 들어볼 노래는 umc/uw의 you mean everything to me. 2집에 실린 곡이다. 유엠씨의 곡들은 그 디테일하고 사실적인 가사가 매력적이다. 그리고 일단 사람이 태도가 괜찮잖아 태도가. UMC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VJ가 음악취향Y에서 했던 인터뷰를 보자. 오늘은 umc와 버벌진트에 대한 얘기를 좀 해야겠다. 아무튼 일단 다음은 VJ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



umc 버벌진트


VJ : 힙합계에 대해 비판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씀하셨는데, 분명한 것은 우리의 태도가 힙합계가 이렇게 저렇게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 무슨 선생님이라도 된 것 마냥 쓴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이끌자는 의도가 아니라 이 문화의 팬 입장에서 듣고 있으면 토 나올 것 같은 음악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나온 거다. 어떤 무브먼트를 만들려는 노력도 아니다. 그저 자연스러운 토로일 뿐이다. 지금 2009년인데, 작년 한 해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가 대중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고 언더그라운드에서는 믹스테잎이 붐을 이루면서 85년생, 86년생으로 구성된 신인들이 새롭게 등장해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산이도 그 중 하나다. 그만큼 한국힙합은 튼튼해졌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UMC가 앨범을 내고 인기를 얻는 환경이 토나오는 거다. 본능적으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게 있기 때문에, 하지만 나는 힙합 음악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전 :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그렇게 토 나올 것 같나?

VJ : 심형래가 [디 워]를 만들고 봉준호 감독이 [괴물]을 만들었다. 지금 힙합을 받아들이는 많은 수의 분위기는 [디 워]와 [괴물]을 동급으로 본다. 심지어 둘 다 괴수영화인데 [괴물]은 너무 어려운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짜증나니까 [디 워]가 더 좋다고 한다. 힙합 씬이 여전히 그렇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예전에 굶어 죽었어야 할 래퍼들이 아직도 기어 나온다. UMC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이건 대다수의 뮤지션들이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다. [괴물]을 만드는 영화판에 [디 워]가 자꾸 꼽싸리를 끼려고 한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꼬마 팬들 때문이다. 좋고 나쁜 걸 구분하지 못한다. [디 워]나 [괴물]이나 다 똑같은 괴수영화라고 보는 거다. 그게 제일 구토를 유발하는 부분이다. 이건 마치 내가 이 몸으로 비보잉을 하면서 내가 한국 10대 비보이 중 하나라고 설치는 것과 같다. 이 몸으로 수퍼 모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원 웃음) 이번에 UMC 2집이 나온다던데 그동안 했던 쓰레기들을 반성하고 내가 했던 것을 배워서 나올 수도 있다. 아무튼 쓰레기 같은 것들을 허용해 주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자꾸 나오는 것 아닌가?



umc 버벌진트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 umc 2집 전에 나온 인터뷰다. 여기에는 별다른 논리도 뭐도 없다. 그냥 나랑 다르게 음악하는데 그건 쓰레기고, 그게 토나온다, 이거다.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괴물이 디 워보다 괜찮은 영화라는 거. 그런데 웬만한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사실인가? VJ 음악이 UMC 음악보다 괜찮다는 게? 나 VJ 음악도 좋아한다. 특히 3집은 질리도록 반복해서 들었다. 그래도 이런 태도는 아니지. 아마 UMC 2집에 실린 '다#'은 이런 VJ의 공격(?)에 대한 대답일 것이다. 다음은 다#의 가사 일부.


형이

이런

누추한 짓까지 해야겠냐

too many freaks around this town

but they're all clowns

겨우 이런거 하고 있었어?

이런거 해서

애들 속여서

돈버니 좋냐?

얼마벌어?

나도 좀 하자

내가

몰라서 안하냐?




umc 버벌진트



umc가 기가막힌 라임 보여주는 거 한 번도 들은적 없다. 그렇다고 영어랩? 잘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umc가 무작정 자기와 음악하는 방법론이 다르다고 누구 까던가? 이건 성숙의 문제다. 그는 라임이라는 요소의 뿌리를 영미문학에서 보고 힙합의 필수 요소로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반면 그는 랩이라는 장르가 가져야할 문학성에 힘을 쏟았다. 그건 그가 이제까지 해온 인터뷰 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 자체에 잘 담겨있다. 이쯤에서 들어보자. UMC의 you mean everything to me다.





VJ의 노래를 듣고 좋다고 생각하고, 감동받는 사람이 있을 거다. 나 역시 지하철을 탈 때 VJ의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한편으로 UMC의 노래를 들을 때 받는 감동이 있다. 그건 그냥 다른 거다. 그냥 다른 걸 가지고 열등하다 말하는 건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다음은 you mean everything to me의 가사.


[vrs1]

벌써 10년씩이나 만나고 헤어지는 걸 반복하고

그 사이 사랑 몇개 직업 몇개가 지나갔지

힘든 때도 있었고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손목을 건드리지 않았던 건 정말 잘한거라고 생각해


나에겐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어

잃어버릴 게 없는 사람은 세상엔 아무도 없어

4학년 1년 내내 커피를 들고 연봉비교만 하는

속물이 되긴 싫지만 나 역시 구직자라구


우린 또 마이크 앞으로, 많은 시간동안을 쓰러지고

또 일어나고, 또 라임과 눈물을 쏟아내고

직업은 생계 대신에, 외로움만을 보장해준 채

어서 빨리 PD들에게 영혼을 팔라 소리쳤지


38짜리 jean이 28로 줄어들 때쯤

영원한 걸 없다는 걸 깨달은 서른이 될 때쯤

중1 여름에 랩을 시작한 이유가 떠올랐지만

난 지킬 수 없어 하지만 니가 없으면 난 모든걸 잃어


[chr]

그대가 멀어지는 것만큼

두려운 건 없어요

나에게 오직 하나 잃을 수 있는 게 있다면

You mean everything to me

그대가 날 아직도 원할거란 착각에

나에게 오직 하나 잃을 수 있는 게 있다면

You mean everything to me


[vrs2]

많은 Rap group들이 나타나고 또 사라지고

커다란 가짜 목걸이가 은퇴와 함께 버려지고

진짜를 건 사람들은 주말저녁에 TV에 나와서

Rap보다는 개인기에 더 주력해야만 했지


버려진 Rapper를 만날 수 있는 사막이 내 꿈에 나타나

꿈을 말하는 직업 때문에 꿈을 버려야했던 이들

그들이 모여 밴드를 만들어 나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난

듣고 있어,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아주 작은 볼륨으로


[chr]


you mean everything to me

니 얘기 아니야



나에겐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어

잃어버릴 게 없는 사람은 세상엔 아무도 없어

4학년 1년 내내 커피를 들고 연봉비교만 하는

속물이 되긴 싫지만 나 역시 구직자라구


이런 가사를 들을 때 나는 깊이 공감한다. 다시 말하지만, 두 랩퍼의 음악은 그냥 다른거다. umc의 노래를 들었으니 VJ의 노래도 하나 들어보자. 3집에 실린 '무간도'다. 휘성이 피쳐링했다. 휘성과 VJ는 PC통신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인걸로 알고 있다. 둘 모두 쟁쟁한 흑인 뮤지션이 됐으니 좋은 인연이다.



umc 버벌진트



다음은 무간도의 가사.


I'd like to thank y'all for patiently waiting

the drought is officially over now

2009 to 2010, VJ season is back again


[Verse 1 - Verbal Jint] 


it's about time I get it on again

안개 자욱한 새벽, 서교동엔

나 혼자 술 취하지 않은 채

스치지 않으면 티나지 않는 black


hoodie와 black beanie로

몸을 가리고 더러운 길 위를

뛰고 있었네. 그 때 내 머리 속엔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거의 독기에


가까운 무언가 가득했지.

내뱉는 말들은 모두 칼이 되었지.

그 때의 상황에 대한 이해없이

나를 봤다면 누구나 예외없이


미쳤다 말했겠지. 내 기억에

그건 [무명] 아니면 [누명]

만들던 시기.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흘러왔네 2009년.


누군가는 얘기해 나의 내리막,

말 안되는 기대 they better stop

난 올라간 적이 없어 아무 곳도

my rhymes have been down to earth all the time


so go'head and get your gossip on

decrown me and kick me out the throne

어차피 혼자서 시작한 노정 I ain't stoppin for no one.


[Chorus - 휘성]


수많은 벽을 넘고 불길을 지나서

지금 두 발 디딘 이 곳까지 왔어.

처음엔 잘 되길 빌어주는 이 없이

냉소와 돌팔매질, 또 누명뿐이었지.


but he stayed up on his grind, 

not giving a * about them haters.

곧 모두가 받아들이기 시작했어 VJ식.

이젠 역사가 되었네, 현재진행형의.


[Verse 2 - Verbal Jint]


2007, OVC의 태어남.

그로부터 two years now

그 동안 온갖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

그들은 우리의 다음 step이 


무엇이 되었건 막으려 했어.

if this is a game, it's not a fair one.

그 땐 미래가 우리에게 어떤

것들을 준비했는지 몰랐지.


난 단지 우리의 열정이

누명을 쓰고 왜곡되고

손가락질 당할 때 참았네.

며칠 밤을 연속으로 새고


칼을 갈았네, 고인 물들이 단합해

우리의 불을 끄려 했지만

난 새벽이 오고 있음을 알았네.

그 땐 비록 사방이 까맣게


어두웠지만 we kept on keeping on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고민들로

고통을 느끼던 건 지난 일

time will reveal the answer


모두 삶을 위해서 더 높이 술잔을 들어 건배, 이젠

조급함은 없어, cause I know in due time it will all make sense


[Chorus - 휘성]


수많은 벽을 넘고 불길을 지나서

지금 두 발 디딘 이 곳까지 왔어.

처음엔 잘 되길 빌어주는 이 없이

냉소와 돌팔매질, 또 누명뿐이었지.


but he stayed up on his grind, 

not giving a * about them haters.

곧 모두가 받아들이기 시작했어 VJ식.

이젠 역사가 되었네, 현재진행형의.


이 음악에 담긴 내 심장의 소리가 들린다면

너의 영혼이 나의 진심을 느낀다면

let me see your hands up above your head

bo-bo-bove your head


이 음악에 담긴 내 심장의 소리가 들린다면

너의 영혼이 나의 진심을 느낀다면

let me see your hands up above your head

bo-bo-bove your head


[Verbal Jint]


you see I hear'em talkin all that nonsense

saying that he gon' fall, he ain't gon' last long.

but as you see now, I'm still standing here.

VJ, Delly Boi and RealSlow, coming in from the cold.

singing that redemption song



얼마나 좋은가. 델리보이의 비트, 거기에 휘성의 보컬, 무엇보다 VJ의 기가막힌 플로우와 라이밍. 좋은 음악이다. 듣고 있으면 좋은 랩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둘 다 좋다 이거다.


umc 버벌진트


마지막으로 Mic Swagger UMC편을 듣자.

UMC와 VJ는 한국 힙합씬에서 서로 다른 방법론을 대표하는 랩퍼다. 요즘은 랩의 방법론에 대한 논쟁은 거의 없다. 이미 피타입은 한국어 라이밍의 최절정을 이뤘고, 후배들은 그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 여기까지 오기 전까지 많은 랩퍼들의 고민과 논쟁, 땀과 노력이 있었다. UMC와 VJ는 그런 시대를 대표하는 두 인물이다. 두 랩퍼 모두 각자 자신의 음악을 하며, 한국 힙합의 물줄기를 계속 만들어주길. 세상에 더 나은 음악은 없다. 다른 음악이 있을 뿐. 이것으로 umc와 버벌진트에 대한 얘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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