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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4 : 음악

에픽하이 - 우산 듣기/리뷰

by KUWRITER 2013. 9. 12.

운동 가기 전에 짧게 쓰는 음악 이야기. 오늘의 곡은 에픽하이의 우산입니다. 윤하가 피쳐링했고, 힙합 리스너들과 대중 양쪽을 사로잡은 곡입니다. 어떻게 보면 에픽하이의 대표곡이라고 할만하지요. 에픽하이의 다른 곡들이 그렇듯 섬세한 묘사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에픽하이의 흥행 공식인 랩+여자 가수의 피쳐링을 따르고 있는 곡이기도 하고요. 이런 진행의 곡으로는 1분 1초, 집번호를 준다는 것은, 춥다, love love love 등이 있습니다. 그럼 에픽하이의 우산, 들어볼까요?



에픽하이 우산


아무래도 곡의 소재가 우산이다보니 비가 오면 이 곡이 생각나는 분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마치 봄이 되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생각나는 것처럼요. 그만큼 비 오는 날의 분위기를 잘 캐치한 곡입니다. 도입부부터 빗소리가 들리고, 윤하가 부르는 첫 가사도 '어느새 빗물이'로 시작하지요. 다음은 에픽하이 우산의 가사입니다.


어느새 빗물이 내 발목에 고이고

참았던 눈물이 내 눈가에 고이고 I cry


텅 빈 방엔 시계소리

지붕과 입 맞추는 비의 소리

오랜만에 입은 coat 주머니 속에 반지

손 틈새 스며드는 memory


며칠 만에 나서보는 밤의 서울

고인 빗물은 작은 거울

그 속에 난 비틀거리며 아프니까

그대 없이 난 한쪽 다리가 짧은 의자


둘이서 쓰긴 작았던 우산 

차가운 세상에 섬 같았던 우산

이젠 너무 크고 어색해 

그대 곁에 늘 젖어있던 왼쪽 어깨


기억의 무게에 고개 숙여보니

버려진 듯 풀어진 내 신발 끈

허나 곁엔 오직 비와 바람 (없다)

잠시라도 우산을 들어줄 사람 and I cry


어느새 빗물이 내 발목에 고이고

참았던 눈물이 내 눈가에 고이고 I cry


그대는 내 머리위에 우산

어깨 위에 차가운 비 내리는 밤

내 곁에 그대가 습관이 돼버린 나

난 그대 없이는 안 돼요 Alone in the rain


Alone in the rain, rain, rain

Nothin' but pain, pain, pain

Girl, I just want you to know 

Alone in the rain, rain, rain

Nothin' but pain, pain, pain

And I just can't let you go


하늘의 눈물이 고인 땅

별을 감춘 구름에 보인 달

골목길 홀로 외로운 구두 소리 

메아리에 돌아보며 가슴 졸인 맘


나를 꼭 닮은 그림자

서로가 서로를 볼 수 없었던 우리가

이제야 둘인가 대답을 그리다

머릿속 그림과 대답을 흐린다


내 눈엔 너무 컸던 우산

날 울린 세상을 향해 접던 우산

영원의 약속에 활짝 폈던 우산

이제는 찢겨진 우산 아래 두 맘


돌아봐도 이젠 없겠죠

두 손은 주머니 속 깊게 넣겠죠

이리저리 자유롭게 걸어도

두 볼은 가랑비에도 쉽게 젖겠죠


어느새 빗물이 내 발목에 고이고

참았던 눈물이 내 눈가에 고이고 I cry


그대는 내 머리 위에 우산

어깨 위에 차가운 비 내리는 밤

내 곁에 그대가 습관이 돼버린 나

난 그대 없이는 안 돼요 Alone in the rain


난 열어놨어 내 마음의 문을

그댄 내 머리 위의 우산

그대의 그림자는 나의 그늘

그댄 내 머리 위의 우산

난 열어놨어 내 마음의 문을

그댄 내 머리 위의 우산

그대의 그림자는 나의 그늘

그댄 내 머리 위의 우산


나의 곁에 그대가 없기에

나 창 밖에 우산을 들고 기다리던 그대 I cry


그대는 내 머리 위의 우산

어깨 위에 차가운 비 내리는 밤

내 곁에 그대가 습관이 돼버린 나

난 그대 없이는 안 돼요

I need you back in my love


그대는 내 머리 위의 우산

어깨 위에 차가운 비 내리는 밤

내 곁에 그대가 없는 반쪽의 세상

그대 나 없이는 안 돼요

Forever in the rain


(버려진 우산)

(버려진 우산)

(I need you back)

(버려진 우산)

(Without you)



에픽하이 우산



사실 우산의 가사는 에픽하이의 다른 곡들에 비해 뛰어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 곡의 강점은 윤하가 부르는 훅의 멜로디에 있지요. 중독성 있다기보다 매우 듣기 좋은 멜로디입니다. 

그와중에도 타블로의 섬세한 가사는 빛납니다. '그 속에 난 비틀거리며 아프니까/그대 없이 난 한쪽 다리가 짧은 의자' 같은 비유는 기억해놓을만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쓰라는 이 곡에서 눈에 띄는 가사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네요. 랩핑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요.



에픽하이 우산



하지만 무엇보다 이 곡이 강점은 이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경험을 소재로 한 곡이라는 것. 연인과 함께 썼던 우산, 그리고 헤어진 후 혼자 썼던 우산. 그것만큼 만남과 헤어짐을 쓸쓸하게 포착하고 있는 소재가 있을까요. 이 곡을 들으며 우리는 연인과 함께 썼던 우산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각자의 경험으로 이 노래를 받아들이게 되지요. 많은 사람에게 공감되지만 각자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노래, 좋은 곡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찾아보니 에픽하이의 우산 라이브 영상이 있길래 가져왔습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입니다. 윤하도 함께했네요. 윤하 처음에 음이탈... 이후에는 괜찮습니다 ^^;



에픽하이 우산



그나저나 이 라이브에서 타블로와 미쓰라의 호흡은 참 괜찮네요. 라이브를 하면 실망하게 되는 랩퍼들이 많은데 에픽하이는 아닙니다. 항상 탄탄한 라이브를 보여주네요. 

에픽하이의 우산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에픽하이의 다른 곡을 하나 더 추천해드립니다.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에픽하이의 또다른 대표곡, 1분 1초입니다. 타루가 피쳐링했고, 이 곡에서는 미쓰라의 가사가 굉장히 좋습니다. 들어볼까요?




에픽하이 우산


여기에 1분 1초의 모든 가사를 적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미쓰라의 가사만 일부 옮겨 놓을게요. 


물을 마실 때는 항상 세워둔 새끼손가락

눈이 부셨어 윤기 나던 검은 머리카락

서툰 젓가락질조차 매력이라 말했어

부르튼 입술도 난 영원하길 바랬어


헤어진 연인의 사소한 습관을 옮겨놓은 가사입니다.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라이밍이 진행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에픽하이의 우산과 1분 1초를 들어보았습니다. 두 곡 모두 들어본 분들도 계실테고, 우산을 듣고 이번에 처음 1분 1초를 들으신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모쪼록 즐겁게 노래를 듣고 가신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에픽하이 우산 듣기/리뷰 포스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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