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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5 : 영화

영화 밤의 여왕 - 어쩌라고? 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스토리

by KUWRITER 2020. 4. 4.

보통 어떤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두 경우 중 하나입니다. 영화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을 정도로 영화가 재미있거나, 아니면 그 반대거나. 제게 밤의 여왕은 후자의 영화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찌질한 성격의 IT업계 종사자 영수(천정명)는 어쩌다 굉장한 미인인 희주(김민정)과 결혼하게 됩니다. 나중에 희주가 영수의 착한 마음에 먼저 반했었다, 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건 스포일러도 안 됩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중 영수는 희주의 과거를 알게되고, 그걸 조금씩 캐나갑니다. 희주의 과거는 이름을 날렸던 클럽녀. 여기에 거래처 회사 사장인 성우(정민진)와의 얘기가 조금 보태집니다.



밤의 여왕 리뷰

밤의 여왕 리뷰


스토리는 진부하지만 분명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로맨스 코미디라는 장르는 진부하지만 그 자체로 어필할 수 있는 재미가 있지요. 그런데 이 영화는 재미를 주지 못합니다.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까요.

우선 구성이 빈약합니다. 영수와 희주의 관계 뿐만이 아니예요.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성우와 사원들간의 갈등도 너무 쉽게 쉽게 표현했어요. 주인공인 영수는 자신이 사원들 편인지 아닌지 헷갈려하고 있고요. 이런 빈약함은 이상한 인물 설정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어떤 관객이 이 영화의 주인공들에게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영수와 그의 친구 종배(김기방)는 역겨운 케릭터예요. 그들이 희주의 과거를 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말이 튀어나옵니다. 그러다보면 영화 초반과 종반에 꽃대를 세워주는 영수의 행동에 대해서도 같은 반응이 나옵니다. 희주가 불쌍할 뿐이예요.



밤의 여왕 리뷰



희주 역시 공감을 이끌어내는 케릭터는 아닙니다. 그녀가 영수에게 화를 내는 건 당연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일이예요. 하지만 갈등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만큼 엉켜 있습니다. 갈등이 풀리며 희주가 영수에게 말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체 왜 그래야 하냐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사실 이 영화에는 희주의 '과거'라고 할만한 게 아무 것도 없어요. 그녀의 유별난 점은 굉장한 미인이라는 것, 하나 뿐입니다.

영화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표류하고 있습니다. 영수가 희주를 성우의 음모에서 구하는 일은 이 갈등과 동떨어져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성우는 영화에서 동떨어져 있고요. 오히려 이 갈등에 크게 일조한 종배는 주인공들과 함께 해피엔딩을 맞습니다. 


밤의 여왕 리뷰



그래도 매력적인 케릭터를 뽑자면 장미 역의 한보름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잘 알고 있어요. 그곳에서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하지만 과하지는 않게 보여줍니다.

나머지 조연들은 별로입니다. 웃겨줘야할 부분에서 정태 엄마(이미도)와 문숙(이주원)은 전혀 웃기지 못합니다. 이건 배우들 탓이라기보다는 대본 탓이예요. 세상에 누가 저런 욕을 한답니까.



밤의 여왕 리뷰



카메오가 많이 나옵니다. 김정태와 박진영, 한정수가 나와요. 이중 김정태와 한정수는 제 몫을 해줍니다. 특히 김정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어색하지 않은 배우 중 하나입니다. 박진영의 대사는 안타깝고요. 100프로 애드리브라니 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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