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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2 :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 (200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2. 3.

이번 드라마는 '심야식당'입니다. 설을 맞아 훈훈한 드라마가 없나 목록을 뒤져보니, 줄거리는 빈약하지만 영상미와 여운으로 나머지를 꽉 채워버리는 잔잔한 드라마가 있어 블로깅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병맛 드라마로 점철되어있던 목록을 한번 리셋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_=

 드라마는 신쥬쿠 어느 골목에 있는 작은 심야식당을 배경으로 전개됩니다. 왜인지 고요할만치 적적한 오프닝 곡과 함께 각각의 작은 에피소드와 그에 걸맞은 음식들을 만드는 과정으로 시작해요.

 

하루가 끝나고, 사람들이 귀가를 서두를 무렵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톤지루 정식에

맥주, 사케, 소주 술종류는 한사람이 세잔까지만

 

메뉴는 이들 뿐

나머지는 마음대로 주문하면 가능한한 만든다는 것이

나의 영업방침

 

영업 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경까지

사람들은 심야식당이라 부른다고

 

손님이 오느냐고?

그게 꽤 온단 말이지..

이와 같은 주인장(코바야시 카오루)의 방침으로, 주로 늦은 시각에 간단히 배를 채우거나 술 한잔을 기울이기 위한 손님들을 위한 소박한 식당입니다.

톤지루란, 돼지고기를 넣은 일본식 된장국인데요, 매 오프닝마다 신쥬쿠의 야경과 함께 톤지루를 만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돼지고기를 볶고 야채를 썰어넣고, 된장을 풀어넣어 국을 만드는 장면은 10화 매화매화마다 저도 모르게 끝까지 보게 되는 마력이 있습죠.

그런만큼 식당을 찾는 손님도 다양합니다. 야쿠자, 친자매처럼 지내는 세 여자, 와카 가수를 꿈꾸는 여자, 성인물 남성 배우, 최고를 꿈꾸는 복싱 선수 등등..

이런 음식 드라마 관련해서는 '고독한 미식가'도 있겠지만, 그 드라마는 그야말로 먹방인데 비해, 여기에는 각각의 사연들이 모이는 식당에서 그들의 에피소드를 귀동냥으로 전해 들으며, 그들이 요구하는, 혹은 그들에게 맞을법한 음식들을 마스터가 요리하면서 전해지는 훈훈한 감정들이 메인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런 고즈넉한 분위기와 술 자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런 식당이 근처에 있으면 식권이라도 끊어놓고 매일 가고 싶을 정도네요 헤헤

메인 요리인 톤지루 정식..

고3때 야자 끝내고 독서실 가기 전에 잠시 집에 들르면 어머니가 간단하게 차려주셨던 야식같은, 그렇지만 정성들여 차려주신 한끼 식사같은 느낌이 나네요.

그렇다고 매회 나오는 음식들이 별로인 것도 아닙니다

1화 빨간 비엔나 소시지와 달걀말이

2화 고양이밥 (밥 위에 가츠오부시를 얹고 간장을 살짝 뿌려 비벼먹는 밥)

3화 오챠즈케 (밥 위에 차와 간단한 고명을 얹어 말아먹는 밥)

4화 감자샐러드

5화 버터라이스 (밥 위에 버터를 녹여 간장을 살짝 뿌려 녹여먹는 밥)

6화 가츠동 (일본어로 '가츠'란, 이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7화 계란샌드위치

8화 소스야키소바

9화 전갱어구이

10화 (김을 얹은) 라면

이런 소박해보이는 음식들이 매화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의 사연, 영상미에 맞물려 '아 먹고싶다'가 아닌 '아 나도 저기에 있고싶다'라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따뜻한 드라마입니다^.^

매회 엔딩에는 주연 배우들이 각 요리들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멘트를 날리는데요, 드라마가 실제로 방영되던 시간대가 새벽에 가까운 시간임을 고려하면, 여태껏 맛있는걸 다 보여주고 어떻게 만드는지까지 설명한 이후에 잘 자라고 하니 속은 부글부글하면서도 얼굴로는 미소를 짓지 않았을까 싶네요

불쑥불쑥 등장해서 정체모를 멘트를 날리는 오다기리죠 ㅋㅋ 적절한 캐스팅이 아닌가 싶네요 ㅋㅋㅋ 마스터도 그렇고 오다기리죠도 그렇고 중간중간에 짤막하게 그들의 에피소드에 대한 단서를 주는데, 굳이 얽매이진 않고싶네요. 그냥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심야식당이라는 컨셉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마스터 얼굴에도 작은 흉터가 있구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뎁혀줄 드라마 심야식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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