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은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장르입니다. 그런데 오래듣다보니 신인들의 노래를 잘 안 듣게 되더군요. 좋아하는 MC들의 노래들의 신곡은 찾아듣지만, 신인들의 노래에는 손이 잘 안 갑니다. 그건 그만큼 기대치에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찾아듣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던 와중에 신인 랩퍼의 이름이 보였습니다. 이름은 KK. 그런데 데뷔는 2011년에 했군요. 오늘 들을 곡 쏴라는 KK의 싱글 앨범 '속사포'에 실린 곡입니다. 속사포 하면 또 생각나는 랩퍼가 있지요? 그 얘기는 좀 뒤로 미루고, 먼저 노래를 들어볼까요? KK의 쏴라입니다.
속사포. 앨범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KK(그런데 이거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케이케이? 크크는 아닐테니 케이케이가 맞겠죠?)는 이 앨범에서 속사포 랩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속사포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랩퍼가 있지요. 바로 아웃사이더입니다.
아웃사이더를 생각하면 KK의 등장은 꽤 공교롭습니다. 쇼미더머니2에서의 무대나 스나이퍼와의 갈등 등, 요즘 아웃사이더의 펜들이 꽤 떨어져나가고 있지요. 게다가 그의 음악 스타일은 정체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발표한 슬피 우는 새가 차트를 석권하긴 했지만 반짝이었고요. 사람들은 더이상 아웃사이더의 속사포랩을 신선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 KK라는, 속사포랩을 구사하는 랩퍼가 새로 등장했습니다.
KK의 앨범 설명에는 '텅 트위스텅'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혀를 튕기듯 랩하는 기법을 뜻하는 말이지요. 이 말 역시, 항상 아웃사이더에게 따라붙던 말이었습니다. (이쪽의 고수로는 아웃사이더와 매드클라운 정도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곡 '쏴라'를 들어도 알 수 있듯이, KK의 랩 스타일은 아웃사이더의 그것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이런 스타일의 신인 랩퍼를 기대했습니다. 아웃사이더의 스타일은 분명 하나의 랩 스타일이예요. 문제는 그런 스타일을 가진 랩퍼가 한명 뿐이고, 그에 따라 스타일의 다양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는 거죠. 덩달아 속사포 랩이라는 영역은 무시되기 일쑤였고요. 이 영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분명 또 다른 랩퍼가 필요했습니다. 빠른 것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럼 KK가 그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전 이 곡만 들어서는 그 가능성을 크게 잡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신경쓰지 않고 들으면 이 노래는 아웃사이더의 랩으로 들려요. 박자마다 많은 음절을 넣는 속사포랩의 스타일은 비슷해질 수밖에 없는 걸까요? 저는 자꾸 이 곡을 들을 때 아웃사이더가 선보였던 플로우가 겹쳐서 들립니다.
그렇다고 '속도' 자체만 놓고 봤을 때 KK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이는가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사실 속도 하나만 놓고 따졌을 때 아웃사이더를 재칠 수 있는 랩퍼가 앞으로 나올까도 의문입니다.
KK가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나는 스타일의 변화. 위에 있는 뮤직비디오는 아웃사이더의 BYE U입니다. 이 곡에서 아웃사이더는 기존과는 다른 랩 스타일을 선보였죠.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포지션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요. 두 번째는 가사입니다. 랩 음악은 가사가 많습니다. 그만큼 랩퍼 자신의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악이지요. 그런데 요즘 들어 아웃사이더의 음악에서는 참신하거나 인상깊은 가사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웃사이더의 활동 초기 곡인 운수 좋은 날이나 연인과의 거리를 들어보면, 요즘 아웃사이더의 가사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가사. KK가 어필할 수 있는 두 번째 부분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랩퍼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자신의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전한다면 분명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들을 겁니다. 그럼 이쯤에서 KK 쏴라의 가사를 한 번 볼까요?
Just make it
아무도 못할거라고 했던 너만의 꿈을 겨눠
머나먼 지평선을 바라보며 달려가
나아가는 발걸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감으로
바꿔나가면 언젠가는 펼쳐치는 more better life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
높이 날아 멀리봐라 누구도 가로막지 않아
가타부타 말들이 많아 두고봐라 누가 맞나
when I be on there 저기 높은 곳 top of the top
모두가 바라고 바라지 그래 1등만이 답이지
우리 경쟁사회 답안지는 계약서의 갑이지
니 편 내 편 가르지 사람을 가리지
따르지 않음 garbage 바뀌지 않는 논리지
오르막길도 오르고 나면 높지만은 않아
하나마나한 고민만 하지마 시간을 봐
Tik tok 째깍대는 시계를 멈춰 퍼즐을 맞춰
너만이 간직한 네 꿈을 겨눠봐
터터터 터치 the sky u can stay
in the middle of the clouds
더더더 더크게 소리 질러 say
yeah!
Oh baby lalalala lalalala lala
내일을 향해 쏴라 (everybody put your hands in the air)
Lalalala lalalala lala
내일을 향해 쏴라 Tonight baby
아둥바둥 버텨봐도 난 늘 바둥바둥
바득바득 이를 갈아 봐도 나를 가둔 감옥
때문에 맘 아파도 가도가도 높은 파도
드라마 같은 삶에 볕들 날만 바라만 봐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래 벼랑끝에 내몰려도 믿음을 놓지 않아
무릎을 꿇지 않아 구름에 거친바람 머나먼 길 끝까지 가라
물음이 계속 맴돌아도 일단 keep going
남들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반대로 가도 외론 길이라고 해도
때로 매번 괴론 일로 삐걱삐걱대도 믿어
better than yesterday 의지로 이겨 그래 정답을 매일 써내
매일매일 정신없이 돌아만 가는 세상 흐름에 맡긴 두발에 막힘없이
걸어가겠어 그래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적은 나 자신
똑바로 바라봐 너만이 바라 볼 수 있는 너 자신
터터터 터치 the sky u can stay
in the middle of the clouds
더더더 더크게 소리 질러 say
yeah!
Oh baby lalalala lalalala lala
내일을 향해 쏴라 (everybody put your hands in the air)
Lalalala lalalala lala
내일을 향해 쏴라 Tonight baby
난리굿에 힘 또 달리고 난 달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곳에 I gotta go
날 아끼는 이들이 본 내 앞 길은
기막힌 음악에 늘 막히는 일 없는 길 I gotta go!
난리굿에 힘 또 달리고 난 달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곳에 I gotta go
날 아끼는 이들이 본 내 앞 길은
기막힌 음악에 늘 막히는 일 없는 길 I gotta go!
Oh baby lalalala lalalala lala
내일을 향해 쏴라 (everybody put your hands in the air)
Lalalala lalalala lala
내일을 향해 쏴라 Tonight baby
KK 쏴라의 가사. 어떻게 보고 들으셨는지요? 이 곡에 대한 나머지 감상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어찌됐건간에 저는 앞으로 이 랩퍼의 신곡이 나오면 찾아 들어볼 것 같네요. 또 이 랩퍼로 인해 한국 힙합의 스타일이 더욱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KK - 쏴라 듣기/리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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